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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바이러스는 야생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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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바이러스는 야생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

2021.10.03 06:00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지칠대로 지친 일상을 다시 단계적으로 회복하는 준비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편에선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으며 평생 함께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달 30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사는 버팔로 연구에서 바이러스의 지속성에 대한 전망과 실마리를 찾은 연구를  표지 논문으로 소개했다. 

 

미국 오리건주립대와 영국 워릭대 연구팀은 구제역 바이러스가 숙주인 버팔로가 면역체계를 갖춘 뒤에도 어떻게 버팔로 집단 내에 남아 풍토병으로 자리매김했는지 그 과정을 추적했다. 버팔로는 동물 감염병인 구제역에 감염돼도 심각한 질병을 앓는 건 아니지만, 버팔로에게 전염된 소나 발굽이 갈라진 동물종은 입과 발에 고통스러운 궤양이 생긴다. 

 

연구팀은 남아공의 크루거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버팔로를 통해 구제역 바이러스의 세 가지 주요 변종(SAT1, SAT2, SAT3)의 전염 과정을 조사했다. 이를 위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2~3개월마다 야생 버팔로의 혈액과 조직을 채취하고, 일정 장소에서 관리하고 있는 버팔로에 대해서는 6개월 동안 더 짧은 간격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버팔로 집단 내 구제역의 초기 확산 단계는 이미 지난 상태였다. 구제역은 전염성이 강해서 한번 퍼지면 지역 내 대부분의 버팔로가 감염됐다. 시간이 흘러 버팔로는 빠른 시간 내에 면역력을 얻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모든 버팔로가 면역력을 갖췄다고 해서 집단 내 구제역은 사라지지 않았다. 새끼 버팔로가 취약점이었다. 


새끼 버팔로는 어미로부터 면역 기능을 물려받지만 생후 4~6개월 되면 그 면역 기능을 잃고 말았다. 면역 기능을 잃은 새끼 버팔로는 급성으로 감염됐고, 또 다른 바이러스 전파자가 됐다. 새끼 버팔로는 급성 감염에서 회복된 뒤에도 편도선에 구제역 바이러스를 머금고 있었다. 버팔로는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출산을 하는데, 4월에 태어난 새끼 버팔로가 그해 9월에 태어난 새끼 버팔로에게 전달할 수 있을 만큼 몇 달 동안 편도선에 구제역 바이러스를 보유했다. 별다른 증상 없는 채로 병원체를 보유했다가 기회가 생기면 전염이 발생하는, 이른바 보인자 전파였다.

 

구제역 바이러스 변종에 따라 전파 성향이 다른 점도 확인됐다. SAT1과 SAT3는 이런 보인자 전파를 통해 지속적으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SAT2는 보인자 전파로 잘 전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그럼에도 SAT2가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안나 졸레스 오리건주립대 통합생물학과 교수는 “인간과 버팔로는 개체 규모나 서식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에게도 이와 똑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 예상하긴 어렵다”면서도 “지역간 격리돼 있는 버팔로보다 상호 간 접촉이 더 많은 인간은 병원체가 풍토병이 되기에 더 쉬운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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