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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서 처방하는 백신 부작용 예방 한약 논란…국민은 긴가민가인데 정부만 발 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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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서 처방하는 백신 부작용 예방 한약 논란…국민은 긴가민가인데 정부만 발 빼나

2021.09.08 16:31

한의사단체 "해열제 처방하는 것과 같아" vs. 의사단체 "성분 '깜깜이' 백신효력 감소 우려"

한의학연 등 연구소 운영 불구 의학계-한의학계 대립 속 판단은 국민에 떠넘겨

 

 

최근 일부 한의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일어날 수 있는 발열, 동통, 근육통 같은 부작용을 막고 백신의 효능을 높인다는 한약(백신 부작용 예방 한약)을 판매하고 있다. 어떤 성분이 코로나19 백신의 어떤 부분에 작용해 이런 효과가 난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는 지적에도 정부는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검색포털사이트 캡처
최근 일부 한의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일어날 수 있는 발열, 동통, 근육통 같은 부작용을 막고 백신의 효능을 높인다는 한약(백신 부작용 예방 한약)을 처방하고 있다. 어떤 성분이 코로나19 백신의 어떤 부분에 작용해 이런 효과가 난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는 지적에도 정부는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검색포털사이트 캡처

최근 일부 한의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일어날 수 있는 발열, 동통, 근육통 같은 부작용을 막고 백신의 효능을 높인다는 한약(백신 부작용 예방 한약)을 처방하고 있다. 정부는 면허를 가진 한의사들의 의료 행위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제재를 가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발을 뺀 모양새다. 하지만 어떤 성분이 코로나19 백신의 어떤 부분에 작용해 이런 효과가 난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근거가 없거나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 정부가 약효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일반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판단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 한국한의학연구원과 같은 전문 연구기관을 운영하면서 국민에게 속시원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손영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서 백신 부작용 예방 한약이 의학적 근거가 없이 불안감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어 제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사실상 제재를 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반장은 "의료인이 면허의 허용 범위 내에서 가능한 의료행위로 보인다"며 "정부가 일일이 개별적인 의료행위에 대해 의학적 타당성을 검증하기 어렵고, 의료행위 후 소송이나 사건에 대해서만 관리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대한의사협회나 의학 학술 단체가 의학적 검증을 통해 국민을 설득할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백신 접종 후 발열, 통증이 있으면 해열진통제를 복용해야 한다며,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제를 권장하고 있다. 의협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권장했다. 

 

인터넷에서 '백신 부작용 예방 한약'을 검색해보면 꽤 많은 한의원에서 처방하고 있다. A 한의원은 "접종 후 흔히 권고하는 타이레놀 같은 해열진통제와 소염진통제는 면역반응을 늦추고 항체 형성을 방해한다"며 "면역기능을 활성화시키고 백신 효능을 돕는 한약을 먹어야 한다"고 소개했다. 한약에 든 성분 중 마황, 계지, 고삼, 오가피, 사상자, 지유, 원지, 백출, 인삼 등이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억제하고 면역력을 높여 백신 효능을 높인다는 주장이다. 여기서 처방하는 한약은 평소 감기 때 처방하는 감기 한약이다.  

 

B한의원은 체질에 맞는 한약을 준비했다가 접종 후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이 생길 낌새가 약간이라도 보이면 바로 먹으라며 타이레놀과 1~2시간 간격을 두고 병용하라고 권했다. 

 

하지만 한의원마다 처방하고 있는 백신 접종 후 한약들의 성분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한약에 자주 들어가는 성분들이 실제로 면역력 강화와 백신 부작용 감소에 효능이 있는지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해서 학술적으로 밝혀진 것도 없다. 물론 코로나19 감염자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도 없다. 대부분의 한의원에서는 이미 지금까지 감기 또는 몸보신 용으로 처방하던 한약을 백신 접종 후 한약으로 처방하고 있다. 어떤 곳에서는 십전대보탕과 쌍화탕, 쌍금탕 등 이름이 익숙한 한약들로 표현하기도 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약으로 백신 후 이상반응을 줄이고 예방 효과를 향상시키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권선우 한의사협 의무이사는 "한약이 이상 증상을 치료하거나 면역기능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논문과 자료들, 옛 문헌 등을 토대로 과학적 근거는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이사는 백신 부작용 예방 한약과 코로나19 백신 관련 연구결과가 있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고열이나 염증에 대해 써왔던 해열제나 항생제를 특별히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연구하지 않고도 접종 후 이상반응에 쓰는 것처럼 한약도 기존에 처방해왔던 것을 비슷한 증상을 줄이기 위해 처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이사는 "한약은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처방하는 게 아니라 한의사가 각 환자를 진료해 상태에 따라 약을 처방한다"며 "협회 차원에서 권장하거나 통일된 행동은 아니지만 각 한의사가 의료인으로서 자기 판단에 따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처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백신 부작용 예방 한약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백신 성분이 체내에서 작용하면서 생기는 면역반응"이라며 "이 이상반응을 줄인다는 얘기는 결국 백신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면역력을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백신 효능을 높인다는 것은 현대 과학적으로 보면 역설적이라는 말이다. 

 

박 대변인은 "한약에 어떤 성분이 들었는지 공개하지도 않는데다 이 성분이 각각 어디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라며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 내에서는 한방대책특별위원회에서 이와 관련해 앞으로의 대책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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