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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옆에서 담배 피운 김 위원장 사진 본 핵비확산 전문가 "北 틀린 결정 바로잡을 구조 없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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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옆에서 담배 피운 김 위원장 사진 본 핵비확산 전문가 "北 틀린 결정 바로잡을 구조 없어 보여"

2021.08.03 22:15
2021 NEREC 국제 핵비확산학회 기조연설…스콧 세이건 전 미 국방부 합참의장 특보
 스콧 세이건 미국 스탠퍼드대 석좌교수가 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NEREC(핵비확산교육연구센터) 국제 핵비확산학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스콧 세이건 미국 스탠퍼드대 석좌교수가 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NEREC(핵비확산교육연구센터) 국제 핵비확산학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17년 7월 대류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이 시험발사를 앞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담배를 피고 있는 모습이 함께 잡혔다. 화성-14형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로 화재에 취약하다. 2019년 러시아 국방부는 미사일 시험장에서 미사일 액체 엔진시험을 하던 중 폭발과 화재를 겪어 2명이 숨졌다. 해당 사진이 핵무기 개발을 지속 추진하고 있는 김 국무위원장의 주변에 적절한 조언을 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며 핵무기 개발과 확산 저지에 먹구름이 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임 미 국방부 합참의장 특별보좌관을 지낸 스콧 세이건 미국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는 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NEREC(핵비확산교육연구센터) 국제 핵비확산학회’에서 “김 위원장과 화성-14형 미사일이 함께 찍힌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이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 옆에서 담배를 피는 것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주변에 없는 것이 분명하다”며 “이는 김 위원장 주변이 모두 ‘예스맨’이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세이건 교수는 “(북핵 문제처럼)이성적인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때 이를 옆에서 말을 하고 조금 더 이성적인 방향을 찾아가는 균형이 중요한데,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북한에는 없다”며 “이런 상황은 북한이 ‘현명하지 못한 결정(Poor Decision)’을 내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콧 세이건 미국 스탠퍼드대 석좌교수. 미국 스탠퍼드대 제공
스콧 세이건 미국 스탠퍼드대 석좌교수. 미국 스탠퍼드대 제공

세이건 교수는 1985년부터 1986년 미 국방부 합참의장 특별보좌관을, 1998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및협력센터(CISAC) 센터장을 지낸 국제 안보 전문가다. 주로 핵비확산 관련 동향을 연구 주제로 하고 있다. 그는 KAIST 핵비확산교육연구센터가 개최한 이번 행사에서 ‘글로벌 핵 개발: 핵 확산 방지에 기회인가 위협인가’를 주제로 주제 발표에 나섰다. 

 

세이건 교수와 주요 싱크탱크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지금도 핵무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연구소가 지난 4월 발표한 공동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최소 30개에서 최대 60개로 추정되던 북한의 핵 탄두는 해마다 12∼18개씩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7년에는 보유한 핵 탄두 규모가 최소 151개에서 최대 242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이건 교수는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기회’보다는 ‘위협’의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2018년 1월 미국 하와이 전역에는 “탄도미사일이 떨어질 위협이 있다. 당장 대피하라. 훈련이 아니다”는 경보가 문자 메시지로 발송됐다. 실제 미사일이 하와이를 타격하지는 않았지만 훈련 상황을 실재 상황으로 오해한 직원이 경보를 잘못 보내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세이건 교수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에 서로 설전을 벌이고 있을 시기였다”며 “하와이에 사는 미국인은 물론 평범한 미국 국민들이 북한 미사일의 실질적 위협에 매우 놀란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세이건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도 언제든 핵무기 사용이라는 '옳지 않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이건 교수에 따르면 실제로 한 조사에서 미국인 55%가 미군 2만명을 살리기 위해 이란인 10만명이 희생할지 모르는 핵무기 사용에 동의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인 47.7%가 희생자가 20만명으로 늘어나도 여전히 핵무기 사용에 찬성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세이건 교수는 “미국인 뿐 아니라 영국이나 프랑스인에 대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답변이 나왔다”며 “미국인만이 핵무기 사용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이건 교수는 "미국에는 잘못된 선택을 바로 잡아줄 구조들이 존재한다"며 “미국이 옳지 않은 결정을 내릴 때가 있지만 항상 결과를 확인하고 균형을 맞추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이건 교수는 "지금도 핵무기 기술을 국제적으로 주고받는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며 우려했다. 인도와 경쟁적으로 핵무기 확보에 나선 파키스탄은 핵실험이 성공하자 이라크에 핵무기 계획을 도와줬고 리비아와 북한도 도움을 받았다. 북한이 시리아에 원자로를 만드는 증거들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오사마 빈라덴의 9.11테러와 일본 옴진리교의 독가스 테러의 전례를 보면 핵 테러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게 세이건 교수의 설명이다. 세이건 교수는 “더 많은 나라들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핵무기가 확산하면서 젊은 세대에게 너무 위험한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비관적 미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이건 교수의 기조연설에 앞서 이날 축사를 맡은 로버트 플로이드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신임 사무총장도 “CTBT는 185개 국가가 가입했지만 지금도 일주일 내내 24시간 동안 전세계 핵 활동을 분석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며 "다음 세대가 핵무기 없이 자신의 비전을 펼칠 수 있으려면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실제적이고 현실성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달 3일부터 5일 사흘간 개최되는 NEREC 국제 핵비확산학회에는 세계 8개국 26개 기관 소속의 핵비확산과 안보 전문가 40명을 포함한 긱국 전문가 500여명이 참가해 핵 확산 문제와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인 사용 방안에 관해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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